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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창고/희리의 서랍장(2020)

책을 읽으면 정말 똑똑해지는지 궁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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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되게 멍청하다고 느끼던 순간이 있었다.

자기 생각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고, 답답하고, 그런 내가 싫었다.

하지만 십년가까이 책과 담을 쌓고 살았는데 다시 책과 친해지는 것은 당연히 어려웠다.

sns에서 글이 세줄만 넘어가도 읽지 않았던 나였다. 지금 생각하니까 정말 심각하긴 했구나 ㅋㅋ

내가 왜 바보같은지는 잘 몰랐고 그냥 책을 읽으면 좀 나아지겠거니 했다.

그때 처음 e북을 구매했다. 로맨스 소설이었는데, 아직도 다 읽히지 못한 채로 어딘가에 데이터가 되어 남아있다...ㅎ

당연히 처음에는 한두달에 한 권을 읽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그냥 다른 공부하고, 놀다보면 책을 읽는 것은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전공책 몇줄 읽은 것을 책읽는 걸로 치는 날도 많았다 ㅋㅋㅋ

그 첫 시도로부터 1년 반정도가 지난 지금은 한달에 1~2권의 책을 읽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니 진짜 게으르게 살긴 했나보다.

결론적으로 나는 아직도 부족하고 생각도 짧다.

겸손떠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아직도 안 똑똑한게 맞는 것 같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생각도 더 많이 하고, 더 발전적인 일들을 하려 노력하지만 그래도 한참이나 모자라다. 읽으면 읽을 수록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게되는 것 같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당연히 읽으면 저절로 똑똑해지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같다. (혹시 이 글을 읽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책 읽는 것을 말리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냥 단순히 내가 처음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을때 설정해뒀던 '똑똑한 사람'이라는 목표에 대한 중간 점검과 함께 드는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다

 

다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책이 왜 중요한지는 잘 몰랐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경험의 간접 체험, 똑똑한 사람들은 다 책벌레라더라, 이런 말들은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래도 어렸을 때는 책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같은데. 그땐 어떻게 하루에도 몇권씩 책을 읽을 수 있었을까?

초등학생때까지만 해도 책은 절대 지겹거나 고리타분한 존재는 아니었다.

책을 통해서 얻게되는 새로운 상식들도 재미있었고,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그런 즐거움도 거의 없고,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쉽게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여유나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책을 대충 읽으면 안되고 뭐 의도를 파악한다던지 정보를 얻어야한다는 부담감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좋아서 읽는건데, 그런게 다 뭔 소용이람하는 마음도 든다.

작가가 의도하는 바와 다르더라도 그걸로 내가 영감받거나 즐거우면 된 거였는데.

그럼에도 꾹 참고 내가 관심있는 주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책들을 읽어나갔다.

초반에 많이 헤맨 탓인지 여태 읽은 책의 수는 많지는 않다.

그래도 이제까지 만들어온 책읽는 버릇으로 배운 것들을 적어보려한다.

(두서없는 서론이 대부분이고 이제사 본문을 적는다는 것이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가 책으로 느낀 점은 어휘력이 는다는 것.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어휘력이라는 것은 언어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단 겉으로는 교양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ㅋㅋㅋ (가벼워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중요한 측면이다!)

또 어휘력은 생각의 넓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영어에서 '성'을 뜻하는 단어는 대표적으로 castle과 palace가 있다.

두 단어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같은 뜻처럼 보이지만 차이가 있는데, castle은 뾰족한 첨탑과 높은 담벼락을 가진 느낌의 성이다.

반면 palace는 뾰족하지 않은 지붕을 가진 대저택의 느낌을 주는 성이다.

(물론 더 자세하고 확연한 차이가 있지만 일단은 이미지적으로 설명하자면 그렇다)

그래서 우리말로 번역된 것으로는 그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우리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같은 단어라도 쓰이는 상황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

언어는 참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

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반려동물로 바꿔부르게 되었다.

함께 사는 동물을 말하는 같은 단어일지 모르지만, 단어 속에 숨어있는 의미와 느낌이 우리의 생각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언어의 유동적인 특성 때문에 어휘력이 높으면 사고가 유연해진다.

또 그 전에는 대화 도중 기분이 나빠졌을때, 어렴풋하고 불쾌한 느낌에 어쩔 줄 몰랐다면

어휘력이 높은 사람들은 말 속에 숨은 가시와 쿠션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생각나는 대로 말을 뱉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불쾌감이 들었을때 그 감정이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훨씬 의연한 대처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감정에 대해 잘 인지하는 것은 결국 자기 관심과 자존감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도 있고, 글이라는 아주 작은 힘을 통해 무기력한 나를 움직이게하는 원동력을 느낄 수 있게된다.

책을 읽는 것에는 더 많은 장점들이 존재하겠지만, 내가 제일 크게 느낀 것은 앞서 말한 부분인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그 장점들을 찾아나가겠지만, 책을 읽어야할 것 같긴한데 왜 읽어야하는지 잘 느끼지 못해서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독서 습관들이기를 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알게모르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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