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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창고/희리의 서랍장(2020)

철학 동화 모모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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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점에만 가면 맨날 꼭 붙어다니는 대학 친구가 자신의 인생 책이라고 말했던 모모.

철학책 느낌이 물씬 나는데 동화라고, 그 친구도 어렸을때 읽었다고 했다.

나도 읽어봐야지하고 까먹었다가 한참 지나서야 이 책이 문득 기억이 났다.

이 책이 갑자기 왜 기억이 났는지도 모르겠고, 뭐가 그렇게 인상깊어서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는지도 이젠 잘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난 김에 e북으로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줄거리

꼬맹이 모모는 출신도 불명확하고 나이도 정확히 짐작할 수 없는 소녀이다.

행색은 초라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모에게 금새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

모모는 한가지 특출난 재능이 있었는데, 그것은 경청하는 것이었다.

경청하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재능이다. 나도 종종 말이 터져나오는걸 막는게 어려울 때가 있다.

모모는 경청을 아주 잘해서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만들어준다.

모모 역시도 남들의 말을 들어주는 걸 좋아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어느날부터인가 회색 정장을 입은 신사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살아있는 동시에 죽은 존재이며, 남들의 시간을 갈취해 살아간다.

신사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고, 목소리는 잿빛이며 그들이 지나는 자리엔 냉기가 흐른다.

회색 신사들은 사람들을 바쁘게 살도록 부추긴다.

바쁘게 살아서 시간을 남기면, 그 시간을 저축해뒀다가 이자까지 받아내어 나중에 여유로운 시간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꼬드긴 것이다.

물론 그렇게 갈취한 시간들은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회색 신사들의 차지가 된다.

하지만 신사들에게 모모는 방해꾼이다.

모모는 시간을 저축하기위해 바삐 살지 않으며, 남들의 고민거리나 잡담을 듣기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놓기 때문이었다.

모모는 그들을 피해 사람들에게 시간을 나눠주는 호라박사가 있는 방에 도달하게 된다.

그곳에서 모모는 시간과 삶의 비밀을 깨닫는다.

사람들의 시간은 꽃처럼 아름다우며, 피고 지는 것을 반복한다. 또한 사람의 본질은 자기 안에 있는 시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는 존재이기때문에 역시 시간으로 사람의 삶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의 시간을 달력이나 시계로 시간을 잴 수 없다. 하지만 회색 신사들은 그저 시간으로만 이뤄져있어서 시간이 없으면 그들은 그저 사라지고 만다.

오랜만에 정말로 술술 읽히는 책을 읽은 것같다.

책 한권을 읽는데 2주가까이 걸리는 내가 이 책을 모두 다 읽는데는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책 곳곳에 쓰여있는 문장들에도 쉽게 공감되었고 영감을 받았다.

그 중에 어렸을 때는 시간이 무한한것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지나고나니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문장이 공감되었다. 흔히 주변 어른들에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니까.

모모를 읽기 전에는 그것이 어른이 되며 자연스레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내 삶이 아니라 '시간'에 묶여살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도대체 시간이란 뭐길래 삶과 대등한 것처럼 놓여지기도 하고, 우리를 옭아맬까.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고있는데 왜 다들 시간이 없다며 쩔쩔매는 것일까.

알고보면 시간은 만져지지도 않고, 볼 수도 없지만 흐름을 이끌며 모든 물체들이 '변화'하게 만든다. 시간이 없다면 물도 흐르지 않고, 우리도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가치를 상징하지는 않는다.

가치를 만드는데 필요하긴 하지만 시간의 절대값이 가치와 비례하진 않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먼 미래만 바라보며 현재의 시간을 하찮게 여겼던 내가 생각났다.

나는 미래에도 과거에도 없으며 언제나 현재를 살게 될 것이다.

그런 내가 바라봐야하는 시간은 아쉽게도 언제나 현재이다.

나중을 바라며 현재의 시간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모모 : 네이버 책검색

http://naver.me/FNiaw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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