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대기라니ㅋㅋㅋ 막상 쓰려니 생각이 잘 안 나네..
우선 기억나는 가장 어릴때는 둘째 동생이 돌잔치했을 때이다. 내가 4살이었던 것 같다.
엄마가 뜨개질로 만든 하늘색 원피스를 입었던것이 기억난다. 그때는 동생이 태어난게 기뻤나봐(지금은 아님)
그러고 또 6살때였음.
이웃에 같은 유치원엘 다니는 7살 언니가 살았다.
어쩌다 그 언니랑 놀게 된 건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언니는 매일 오후 몇시간씩 우리 집에 들러서 나랑 놀아줬음. 불량식품을 두개(본인꺼, 내꺼) 사들고 와서 달력에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
그때 그 언니가 사람(공주)그리는 방법과 구두 그리는 방법을 따라했던게 기억나 ㅋㅋ
그림에 관심이 생기고, 유치원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리는 아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때 엄마는 내가 미술보다는 피아노를 치는 걸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음
(그러는 엄마도 그림을 더 좋아했으면서)
7살 즈음에 비싼 마론인형을 사달라고 조르는 대신 동생과 나의 종이인형을 그려서 인형 놀이를 참 많이 했다. 어떤 날은 동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고, 스스로 인물을 짜서 스토리를 지어나가기도 했음.
어느 날은 엄마가 나대신 생떼쟁이 동생의 인형을 그려주면서 예전에 엄마도 그림을 그리고싶었는데 주변 환경의 문제로 포기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게 아직도 생각 나.
초등학교부터는 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때 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으면 지금은 그림 친구가 있었을까?
그러기엔 나는 낯을 너무 많이 가리는 학생이었고, 언제나 먼저 다가오는 아이들과만 놀았다ㅋㅋ
남들은 중학생때 흑역사 천지라는데 나는 별로 없던 것 같아. 물론 우울했지만,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학생이었고, 방과후엔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학원 뺑뺑이를 돌았다.
그때 하고싶은 걸 너무 못해서인지,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부모님께 미술을 배우고싶다며 졸랐다.
미술 안하면 공부 안 하겠다고... 무리수를 두기까지ㅋㅋㅋ 그렇게까지 안 했어도 계속 조르면 미술 시켜주셨을텐데 ㅋㅋ...
고등학생 입학하자마자 들어간 미술학원에서는 이미 초등학생때부터 미술 시작했던 애들이 수두룩했다.
그래서 기가 많이 죽었던 것 같아 ㅋㅋㅋ
고등학교 내내 그렇게 기가 죽어 지냈다.
날고 기는 애들 참 많더라... 입시학원에서도 실망 많이 했고...
그렇게 성적과 실기결과에 맞춰 간 대학교에서는 내가 원치않던 학과를 졸업하게 됐다.
그래도 그곳에서 좋아하는 교수님도 생기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좀 더 배울 수 있던 것 같아. mbti도 기존엔 인프피였는데, 대학다니면서 인프제가 되었음 ㅋㅋㅋ p -> j
대학 다니면서 흑역사도 정말 많이 생겼지만..ㅋㅋㅋ
그때 크로키수업 교수님 덕에 입시할때 그렇게 늘지않던 그림실력이 그 1년간 수직 상승했다.
그때 만난 미술사 교수님 덕분에 학문이나 공부, 책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sns에서도 3줄 넘어가는 글은 읽지않던 바보멍청이에서 이제는 매달 2~3권의 책을 읽는 사람이 되었음.
흥미 적성과 맞지않는 과를 졸업했지만, 운좋게 그 안에서도 내게 잘 맞는 분야를 배워 나올 수 있었다.
흥미 적성과 맞지않는 과를 졸업했지만, 그로인해 '타인이 가라는 길'이 아닌 '나의 길'을 가야만한다는 확고한 신념도 생겼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해야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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