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방 들어가본 후기
요즘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거지방.
거지방은 절약을 위해 소비/지출 내역을 공유하면, 방 멤버들이 고나리해주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다.
트위터에서 보고 너무 재밌고 유쾌하길래(그리고 어쩌면 정말로 소비할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아) 나도 하나 찾아서 들어가보았음.
나는 한 거지방에 들어간지 일주일정도 되었는데, 개인적인 감상은 다음과 같다.
1.
소비내역을 올리면 두드려맞고(?), 차라리 어떻게 하라며 대체제를 알려주시는데, 도움은 안된다(ㅋㅋㅋ)
ex) 외투 50000원->의류수거함 뒤지세요.
2.
어떤 사람은 맨날 고나리 들어도, 똑같은거 맨날 산다.(강하다...)
3.
내가 그다지 규율 빡쎄지 않은 방을 들어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화가 사담 70%, 소비공유 30%로 이뤄져있다.
온라인에서도 낯가리는 사람들은 끼기 어려울수도 있을 것 같다.
4.
내가 들어간 거지방에서는 하루 지출 목표를 정해두게 했는데,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는듯. 만원 정해뒀으면 그의 몇배를 쓰는 사람도 있음.
5.
뭐, 뭐야... 나빼고 다들 부자인가?(이거 거지 코스프레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당신들 거지라며... 이 거지들아...
6.
분위기가 생각보다 널널하다. '~한데, xx사도 되나요?'라고 승인을 구하면 왠지 단호하게 안된다고 할 것 같은데, 좀 불쌍한 척하면 유하게 승인해주시는 분들 있음.왜냐, 승인 안 해줘도 어차피 돈 쓸거잖아. 말 안 들을거잖아.
7.
그럼에도 빡쎈 분들이 한 두분씩 꼭 있다. 거지방을 지탱해주시는 분들...
근데 최근 거지방들이 점점 여자만 들어올 수 있게 바뀌는듯.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분탕질을 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로 남자였던 모양이다(...)
내가 속해있는 방도 성별제한이 없었던 곳인데 최근 여자만 들어올 수 있도록 방을 옮겼다.
그래서 정말로 소비통제에 도움이 되었는가?....하면.... 그건 또 아닌듯?
아, 금요일날 너무 힘들어서 택시타고 싶었는데, 우리 방이 택시가 금지어라 어쩔 수 없이 버스 탐.
+
현재는 거지방 서식한지 몇달이 지났는데, 꽤 마음 맞는 곳이 생겨서 나름 잘 지내는 중~